우리는 왜 핵심인재의 번아웃을 연구하는가
번아웃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퇴사 역시 어느 날 갑자기 결정되지 않습니다.
Minsoo · Founder & CEO
Research & Insight읽기 14 분
기업에서 중요한 구성원이 퇴사를 결정하면 우리는 흔히 그제야 이유를 찾기 시작합니다.
업무가 너무 많았을까. 보상이 부족했을까. 팀장과의 관계가 문제였을까. 조직문화가 맞지 않았을까.
하지만 SYMPLE은 조금 더 앞선 시점을 보고 있습니다.
사람이 회사를 떠난 순간보다, 떠나기 전 어떤 변화가 시작되었는가.
그리고 그 변화를 더 일찍 발견할 수 있다면 조직과 구성원 모두에게 더 많은 선택지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SYMPLE이 직원의 번아웃과 핵심인재 이탈을 연구하는 이유입니다.

01. Problem
번아웃이란 무엇인가?
세계보건기구(WHO)는 ICD-11에서 번아웃을 성공적으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인 직장 스트레스에서 비롯되는 증후군으로 설명합니다.
WHO의 정의에서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이 제시됩니다.
- 에너지 고갈 또는 소진
- 업무에 대한 심리적 거리 증가, 부정적이거나 냉소적인 태도
- 직업적 효능감 감소
중요한 점은 WHO가 번아웃을 직업적 맥락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번아웃을 단순히 개인이 스트레스에 약해서 발생하는 문제로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업무량, 역할 모호성, 통제감, 보상, 공정성, 조직 내 관계 등 다양한 업무 환경이 구성원의 경험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항상 늦게 알게 될까?
번아웃을 어떻게 알아낼 것인가?
현재 조직에서 직원의 상태를 파악할 때 흔히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설문입니다. 직무 스트레스 조사, Employee Engagement Survey, 조직문화 진단, Pulse Survey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합니다.
설문은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표준화된 질문을 사용할 수 있고, 많은 구성원의 상태를 비교적 효율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첫 번째, 측정 간격의 문제입니다. 분기 또는 반기 단위로 실시하는 설문이라면 그 사이에 발생하는 변화를 놓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상태는 6개월에 한 번만 변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응답 자체가 필요합니다. 바쁜 시기일수록 설문을 미루거나 형식적으로 응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세 번째, 순간의 점수만으로는 개인의 변화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스트레스 점수라도 사람마다 의미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SYMPLE은 다른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에게 계속 “지금 힘드세요?”라고 묻지 않고도, 그 사람의 변화를 이해할 방법은 없을까?

02. Why it matters
번아웃은 왜 기업에게도 중요한 문제일까?
직원이 번아웃을 경험하면 당연히 그 사람의 삶이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조직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번아웃과 관련하여 연구되는 조직 지표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직무 만족(Job Satisfaction)
- 조직 몰입(Organizational Commitment)
- 결근(Absenteeism)
- 업무 성과(Job Performance)
- 이직 의도(Turnover Intention)
- 실제 이직(Turnover)
특히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직 의도와 실제 이탈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직원이 어느 날 퇴사 의사를 밝히면 기업 입장에서는 그날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사람의 경험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 이전에 이미,
“요즘 일을 해도 성취감이 없다.” “예전보다 회사 이야기를 하는 게 싫다.” “주말에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다.” “회사에 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같은 변화가 누적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던지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퇴사라는 결과가 나타나기 전에 그 변화를 발견할 수 있을까?핵심인재의 퇴사는 왜 더 큰 문제일까?
모든 퇴사에는 비용이 발생합니다. 채용 공고를 내고 새로운 사람을 선발하는 직접적인 비용도 있지만, 실제 조직이 감당하는 비용은 그것보다 넓습니다.
새로운 구성원이 업무를 익히는 시간, 기존 구성원의 업무 인수인계, 프로젝트 지연, 팀 내 관계 재구축과 같은 간접적인 비용도 발생합니다.
특히 특정 업무의 맥락과 노하우를 많이 가지고 있는 핵심인재가 떠나는 경우에는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사람 한 명이 빠졌지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경험과 관계, 암묵지까지 함께 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SYMPLE은 직원 마음건강을 복지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조직의 지속가능성과 인재 유지(Retention)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03. Approach
그래서 우리는 ‘목소리’에 주목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말할 때 만들어지는 음성에는 단순히 말의 내용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말하는 속도(Speech Rate), 음높이(Fundamental Frequency), 휴지(Pause), 음성 에너지, 음질의 미세한 변화 등 다양한 특징이 함께 나타납니다. 그리고 음성과 정서·스트레스·우울 등의 관계를 분석하려는 연구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SYMPLE이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한 번의 목소리로 사람의 상태를 단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변화(Change)입니다.
사람마다 목소리가 다른데 어떻게 비교할까?
이 질문은 Voice AI를 연구할 때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원래 말이 빠릅니다. 어떤 사람은 원래 말수가 적습니다. 어떤 사람은 원래 목소리가 낮습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에게 하나의 기준을 적용하면 개인차를 상태 변화로 잘못 해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SYMPLE은 개인 기저선(Personal Baseline)이라는 개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평소 말하기 속도가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평소에는 100 근처에서 움직이던 말하기 속도가, 어느 날부터 87 → 79 → 75로 내려간다면, 중요한 정보는 다른 사람보다 말이 빠른지 느린지가 아닐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의 평소 상태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달라졌는가?”이 변화가 더 중요한 신호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SYMPLE은 이러한 longitudinal change, 즉 시간에 따른 개인 내 변화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04. Implementation / Research
그렇다면 AI가 번아웃을 진단하는 것일까?
아닙니다.
현재 음성만으로 개인의 번아웃을 확정적으로 판단하거나 의료적 진단을 내리는 방식에는 충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음성은 수면, 감기, 주변 환경, 마이크, 성별, 연령, 언어, 개인의 발화 습관 등 매우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SYMPLE이 만들고자 하는 것은 ‘AI 번아웃 판정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연구하는 것은, 여러 시점의 데이터를 통해 개인의 평소 상태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관찰하고, 필요한 경우 사용자가 자신의 상태를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 방법입니다. 음성은 그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신호입니다.
직원의 마음을 회사가 보는 것은 위험하지 않을까?
맞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기술 정확도만큼 중요합니다.
직원의 정신건강 데이터를 기업이 개인 단위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면 구성원은 서비스를 신뢰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내가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회사가 알게 되는 것 아닐까?” “인사평가에 사용되는 것 아닐까?”
이런 우려는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Employee Mental Health 기술에서는 무엇을 측정할 것인가만큼 누가 무엇을 볼 수 있는가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SYMPLE은 다음과 같은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 개인에게는 자신의 상태와 변화에 대한 이해를 제공합니다.
- 조직에게는 개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형태의 집단 수준 변화와 조직적 위험요인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김OO님의 번아웃 위험이 증가했습니다.”라는 정보를 전달하는 대신, “최근 특정 조직에서 업무부담과 관련된 스트레스 지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처럼 조직 차원의 개입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입니다.
이 원칙은 앞으로도 SYMPLE이 제품을 설계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SYMPLE이 만들고 있는 것
SYMPLE은 KKEBI를 통해 구성원의 지속적인 상태 변화를 이해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구성원은 짧은 음성 기반 체크인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돌아보고, AI는 대화 내용과 음성에서 나타나는 여러 신호를 바탕으로 개인의 변화를 추적합니다. 그리고 조직에는 개인의 상담 내용 자체를 전달하는 대신, 조직 수준에서 참고할 수 있는 경향적 패턴과 위험요인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 음성 특징과 심리 상태의 관계는 얼마나 안정적인가?
- 개인별 baseline은 어느 정도의 데이터가 있어야 형성되는가?
- 문화와 언어에 따라 음성 특징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 조직 수준의 데이터는 최소 몇 명부터 제공해야 개인 식별 위험을 충분히 낮출 수 있는가?
- False Positive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개입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이 질문들을 하나씩 연구하고 검증해 나가고 있습니다.
05. Result
우리가 해결하고 싶은 것은 ‘번아웃 점수’가 아닙니다
SYMPLE이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것은 번아웃 점수를 보여주는 대시보드가 아닙니다. 우리가 해결하고 싶은 순간은 이런 순간입니다.
어떤 구성원이 몇 달 동안 조금씩 지쳐갑니다. 하지만 본인은 “요즘 조금 바빠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합니다. 팀에서도 “원래 잘하는 사람이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그 사람이 퇴사를 결정합니다. 그리고 그때서야 모두가 이야기합니다.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나 봐.”
우리는 이 문장이 조금 더 일찍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뭔가 달라진 것 같은데, 괜찮을까?”
이 작은 시간 차이가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영역입니다.
06. What we learned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
지금까지 기업의 마음건강 관리는 상당 부분 문제가 발생한 이후의 지원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상담을 신청하고, EAP를 이용하고, 휴직하고, 때로는 퇴사합니다.
물론 이런 지원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기술이 조금 더 앞선 시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작은 변화를 장기적으로 관찰하고, 본인이 자신의 변화를 조금 더 빨리 알아차리고, 필요한 순간 적절한 도움과 연결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조직 역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우리 조직에서 지금 어떤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가?”를 조금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SYMPLE은 그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무너진 뒤 발견하는 기술보다, 무너지기 전에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는 기술.
그것이 우리가 핵심인재의 번아웃을 연구하는 이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번아웃이란 무엇인가요?세계보건기구(WHO)는 ICD-11에서 번아웃을 성공적으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인 직장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직업적 현상으로 설명합니다. 에너지 고갈, 업무에 대한 심리적 거리 증가 및 냉소, 직업 효능감 감소가 주요 특징입니다.
Q. 번아웃과 퇴사는 관련이 있나요?여러 연구에서 번아웃과 이직 의도(turnover intention)의 유의한 관계가 보고되어 왔습니다. 다만 실제 퇴사는 보상, 경력 기회, 조직문화, 개인적 상황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으므로 번아웃 하나만으로 개인의 퇴사를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Q. 음성으로 번아웃을 측정할 수 있나요?음성과 스트레스, 우울, 정서 상태 등의 관계를 분석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음성은 개인차와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일 음성 샘플만으로 번아웃을 확정적으로 판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SYMPLE은 개인의 평소 음성 특성과 비교한 장기적인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Q. Voice Biomarker란 무엇인가요?Voice Biomarker는 음성에서 추출할 수 있는 특징 가운데 사람의 신체적·심리적 상태와 관련성을 가질 가능성이 있는 지표를 의미합니다. 음높이, 말하기 속도, 휴지, 음질 등 다양한 음향적 특징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Q. 회사가 직원의 정신건강 데이터를 볼 수 있나요?직원 마음건강 서비스를 설계할 때 개인정보 보호와 익명성은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SYMPLE은 개인의 민감한 상담 내용을 조직에 그대로 제공하는 방식보다 개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경향 수준의 패턴을 조직이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지향합니다.
Q. SYMPLE은 무엇을 연구하나요?SYMPLE은 음성 AI와 디지털 정신건강 기술을 활용해 구성원의 스트레스와 번아웃 관련 변화를 더 일찍 발견하고 적절한 개입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특히 개인 간 단순 비교보다 한 사람의 시간에 따른 변화와 개인정보 보호를 중요하게 다룹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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